티스토리 뷰
최근에 다에게 어떤 음악을 주로 듣느냐고 물어본다면 '타마키 코지'라고 답하겠다. 안전지대의 보컬은 그는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다. 생각해보면 나 어릴 때는 왜 '안전지대'의 투어 티셔츠가 유행이었는지. 별로 이해할 수 없는 유행이라 생각하지만, 유행이란 뭐 그런거니까.
사실 별로 글을 적고 싶진 않다. 늘 고통스럽게 말하지만, 별로 쓸 말도 없고, 누군가 보고 내 글의 의미를 이해해줄리도 없는데, 상대가 웃지 않는 개그를 하는 개그맨처럼 비참한 것도 또한 없다. 원래 글이든 음악이든 그림이든 모두 현실의 불안정과 불안함을 딛고 나오는 법이다. 내가 글을 적는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불안정하고 괴롭다는 의미다. 글자 한 글자, 한 글자마다 전달하고 싶은 너희에게 담겨진 내 사랑과 애정과 미움과 증오가 담겨있다. 과거에는 글을 쓸 때 현실을 출렁이게 하는 느낌으로 글을 쓰곤 했었고, 세상과 나의 축은 서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일상 속에 판타지를 추구했었지만, 이제는 나이도 들었고 난 이미 부정할 수 없이 세상에 사용되는 나사 하나인 상황이라 무언가 세상을 탓하긴 어려워져 버린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있던 사실 그대로 적어보자.
한 3년 전쯤인가? 겨울에는 기침이 꽤나 심했다. 기침을 하다가 갈비뼈가 아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기침이 심했던 것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부터였기 때문에 기침에 대해서 특별히 문제라는 의식은 없었다. 다만 작은 삼촌이 폐결핵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는 내 기침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많이 했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엑스레이도 찍고 보약도 먹고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했지만, 딱히 어떤 것이 원인이라고 찾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지나고 서른이 넘기고서야 기침의 원인이 부비동염, 축농증이란 걸 알게 됐지. 일찍 알았으면 좀 더 좋았을 뻔 했다. 이 지독한 기침 때문에 포기한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문제가 부비동염인 것을 발견해 준 이비인후과 병원에서는 내게 수술을 받을 것을 집요하게 권했었다. 내 기침의 원인은 콧물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질 못하고, 비강에 고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문제라했다. 의사는 내 코 안쪽의 무언가를 절개하면 콧물이 고이질 안헥 되어 결과적으로 기침을 멎게 할 수 있다고 했으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항생제를 2주정도 먹었다.
"아마 내년 겨울이 되면 또 기침을 하게 될텐데, 그냥 수술을 하지 그래?"
"그 때 되면, 또 항생제를 먹죠."
하지만 다시 항생제를 먹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기침이 멎은 건 아니었다. 다만 매년 추워지는 계절이 되면, 기침에 대해 이제는 전과 다르게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는 무언가 꺼리가 생기게 되었다.
"코로나 아니에요. 축농증 때문에 기침하는 거에요." 라고
수술을 포기한 것은 나지만, 근본적으로 무언가 고쳐지지 않는 것이기에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는 그 정도의 변명, 핑계꺼리라면 나는 만족했다.
기침을 함으로써 생기는 죄책감도 덜었다. 이건 다른 감기와는 다르게 누군가에게 옮기는 것이 아니니까. 또 기침을 잡겠다고 테라플루 같은 비싼 감기약이나 맛 없는 귤 껍질 같은 걸 끓인 차를 더 먹지 않아도 됐었다. 다만, 기침이 너무 심할 때는 스트랩실을 입 안에 굴릴 뿐이었다.
스트랩실과 기침, 내 겨울은 이것들과 시작해서 이것들과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뭔가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또 술술 거짓말만 늘어놓는 것 같고 더 쓰고 싶지 않아졌다.
그냥 이제 기침이 멎은 걸 보니 봄인거 같다고 해야 하나, 사실 별로 쓸 말도 없고 더 쓰고 싶지 않다.
봄이고 피곤하다. 시발 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