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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자신의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는데서 출발한다. 자신의 문제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마치 동그란 퍼즐구멍에 네모난 퍼즐 조각을 억지로 맞추는 것과 같다.
물론 잘못된 구멍에 맞지 않는 조각을 억지로 끼워 넣으려 노력했던 경험은 나는 물론이고 누구나 한번 쯤은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지나가며 누군가 맞지 않는 구멍에 맞지 않는 조각을 끼워 넣으려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게 마치 과거의 나 자신이더라도 지금의 나라면 아마 한마디쯤 충고는 건네 줄 것이다.
"멍청아, 그 구멍은 애초에 맞는게 아니야. 넌 어떻게 된게 구멍과 조각이 다른게 보이지도 않냐? 그거 버리고 어서 딴 거 찾아서 끼워."
그러나 내 과거를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본다면, 과거의 내 자신이나 혹은 그런 헛짓거리를 하고 있는 그 누군가가 그것이 의미없는 행위인 것을 모르고 그 행위를 반복하고 있을리가 없다. 분명 그들은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애초에 그 퍼즐은 잘못 돼 있었고 그 구멍에 그 조각 따위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지. 하지만 계속하여 반복하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은 잘못된 것임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맞지 않은 퍼즐을 반복해서 끼워 넣는 것'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다른 사람이야 어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경험에 따르면 그건 인간의 '진실됨'의 문제라기 보다는 '용기'와 '정의'의 문제에 가까웠다.
생각해보면 난 참 거짓되고 비겁한 인생을 살아왔다. 거짓되고 비겁한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난 수많은 거짓을 저지르며 살아왔다. 그 거짓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혔고, 또 난 순간순간의 위안을 얻으며 살아왔지만, 그것이 언제나 바른 해결책이 되지 못함을 난 알고 있었다.
퍼즐에서 틀린 조각을 버리고 바른 조각을 찾는 것과 같이, 사람의 인생은 그렇게 쉽게 무엇하나 버리고 다른 것을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 그래.
나로 말하자면 사실 난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다. 끝까지 주렁주렁 메달고 동그란 구멍에 네모를 끼워넣는 것을 반복하며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