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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 비가 와서인지 갑자기 훅 추워져버렸다. 십이도였다던가? 한겨울에 비할바의 추위도 아니고, 군대에 있을 때는 영하 삼십도 정도의 추위에서 근무를 서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군대와는 달리 내복도 깔깔이도 트레이닝복도 속안에 입지 않는 지금은 십이도의 추위지만 군대에서 겪던 추위보다 더 매서운 것 같다.
정말 뜬금없는데, 이런 추위를 기념하여 쌍쌍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런 추위와 쌍쌍바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냥 해보려한다. 어찌보면 모든걸 녹여 버릴듯한 봄이오다가 갑작스레 추워지다보니 뇌 호르몬 작용에 이상이 생겨 문득 떠오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쌍쌍바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히 그 업적은 스티브 잡스에 비견될만 하다고 생각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아이팟, 아이폰을 만들어 뭇 사람들의 칭찬을 받지만, 실은 그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팟을 만들며 들어간 애플의 신기술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에서도 나와 있듯이 그저 애플은 한국이 버린 기술들을 모아다가 조합하여 그저 있던 물건에 몇가지 기능과 디자인을 더한 물건을 만들었을 뿐이다.
쌍쌍바도 아이팟과 같다. 그저 그런 맛없는 초코렛 아이스바에 막대기를 두개를 꽂아 넣을뿐인 그런 획기적인 발상은 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것일까?
어찌보면 처음 발견은 우연한 실수였을지도 모른다, 그냥 그런 아이스크림 제조과정에서 막대기가 두개 꽂힌 불량품을 처리하다가 만든 발명품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우연과 불량, 즉 실패에서 돌파구를 삼아 성공적인 사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스티브 잡스와는 비교가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쌍쌍바를 먹으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위에서 이미 언급했던 이유 때문에 그저 단 한개의 아이스바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쌍쌍바를 두개로 나누는 것에 있다. 다행히도 친절히 두개로 쪼개기 쉽게 가운데가 움푹파인 요철모양으로 아이스바를 제작했지만 여간해서는 반으로 정확히 쪼개는게 쉽지가 않다. 힘 조절을 조금만 잘못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쌍쌍바는 11모양이 아닌 ㄱ자 모양으로 한쪽이 많은 부분을 가져가기 쉽상이다.
사실 어떤 것이 쌍쌍바를 정확하게 11자로 가르는 요령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확히 가르기 위해서 확실한 것은 쌍쌍바에 집중할 것, 그리고 정성과 노력을 들일 것.
쌍쌍바를 정확히 11로 나누는 것이 뭐가 중요한가라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확히 11로 나누지 않는다면 첫째 우선 쌍쌍바의 재미를 잃는 것이고, 두번째로 함께 나눠 먹는 사람 중에 한사람은 필연코 적은 양을 먹게 된다.
그렇다. 깔끔하게 똑같이 나눔의 미학. 어느 한쪽도 부족하지 않고 많지도 않은 나눔. 그것이 어찌보면 쌍쌍바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나 어릴적에는 그 쌍쌍바를 정확히 반으로 가르는 요령이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한 적도 있었을 정도로 많이 관심을 가지며 또 지켜봐왔던 부분이지만, 나이 들어서 그 쌍쌍바를 반으로 가르는 것을 보면 또 다른 생각들이 떠오르곤 한다.
쌍쌍바를 정확히 11로 나누는데 많은 집중과 노력을 필요하듯,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지 않을지 생각해본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헤어짐에 있어서 집중과 노력을 하지 않으면 쌍쌍바가 ㄱ자로 갈라지듯 한쪽이 많은 아픔과 손해를 보기 마련이다.
관계를 발생시키는 만남만큼이나 헤어짐 또한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